사계 - 거북이

2020. 12. 3. 13:38음악/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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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지이)

이런 이런 어쩌나 봄이 왔데나봐

언제나 항상 내 맘의 시작을 알리는 봄

누구나가 그럴 테지 좋을 테지 허나

나 말야 남들이 다짐하며 시작하는

새로움 느끼지 못해 알잖아 나 새로운 삶을

꿈꿔도 되나 희망 가져도 되나

다 필요 없어 모두 다 가져가

내 맘속 개나리는 언제나 꽃피울지

터틀맨)

이 세상 온통 꽃빛으로 물든 봄날에도

가끔 봄비 내려 세상을 적신대도

내 머릿속에 미래들 꿈을 향한 노래들

멈출 수는 없어 하늘 높이 날 수 있어

이리저리 바쁜 예쁜 나비 I like

여기저기 피고 지는 꽃은 Like life

모든 게 시작돼 세상이 아름다운 천지

공장의 도는 기계들만 나를 놓지 않네

수빈)

흰 구름 솜구름 탐스러운 애기구름

짧은 샤쓰 짧은 치마 뜨거운 여름

소금땀 비지땀 흐르고 또 흘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지이)

너도나도 짧은 옷차림의 시원한 여름

해변가의 연인들은 (나 잡아봐라~)

이 뜨거운 태양 아래 지붕 하나 가려진

땡볕 아래 나는 힘겨운 나는

출렁이는 바다와 노니는 그대들과는

다른 삶의 나는 오늘도 돌아가는

미싱기에 의지하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바람 불어도

언제나 도는 나의 미싱

터틀맨)

시원시원한 바람이 작업의 흘린 땀을

주렁주렁 알리던 어느 여름

하얀 앞치마 비바람아

날아가는 김에 내 눈물도 가져가

여름 더위 속에 지쳐 세상에 미쳐

한 번도 못 가본 저 바다 건너 해변들 모래판

그 위에 누워 내 몸을 태워 꿈을 꿔

나 이루지도 못할 내 슬픈 현실 속에

수빈)

찬바람 소슬바람 산 너머 부는 바람

간밤에 편지 한 장 적어 실어 보내고

낙엽은 떨어지고 쌓이고 또 쌓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Free style)

터틀맨)

가을바람 소리 없이 내 귀를 스쳐

지나는 사람들도 내 옆을 스쳐 지나쳐

모두가 우수에 젖을 수 있는 분위기 있는

계절에 태어났네 자랑스런 터틀맨

책을 읽고 영화도 봐 Music I like

맛있는 거 너무 좋아 Drive like life

내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져와

지금 눈앞에 지쳐가는 기계들의 굉음 속에

지이)

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

호호 불어가며 돌아가는 바퀴처럼 스키 타는

사람들과 썰매 타는 사람들과

놀며 즐기려면 얼마든지 좋은 이 겨울에

난 또다시 공장으로 또다시 언젠가

떠날 이 공장을 나의 둥질 위해

언젠가 펼쳐질 내 꿈을 위해

터틀맨) 세상을 향해 힘껏

지이) 모두 함께 달려봐

수빈)

흰 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

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돌아가네


'사계'는 한국의 2000년대 초중반 인기를 누리던 3인조 혼성 그룹 '거북이'의 대표곡 중 하나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1989년 발표한 '사계'를 리메이크하여 2001년 발표한 노래입니다.

원곡 '사계'는 그 옛날 꽃 같은 청춘을 다 바치며 밤낮없이 미싱을 돌리던 여공들의 애환을 담은 '민중가요'입니다. 빠른 선율 때문에 얼핏 경쾌한 노래 같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암울한 가사와 보컬과 음의 괴리감 등 여러모로 청자에게 불편함을 일으키는 요소를 사용해 사람들의 인식을 환기시켜 주고 있죠.

이런 민중가요였던 사계를 거북이가 대중가요 형태로 만든 것인데요, 가사 자체는 민중가요 버전과 마찬가지로 암울하지만, 대중적인 코드에 맞게 리메이크한 탓에 예전의 암울한 시대상을 담고 있던 노래를 너무 가벼운 느낌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사람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답니다.

저 역시 '1박2일'에서 출연자들이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빨간 꽃 노란 꽃~'하면서 가사가 흘러나오는데, 이런 무거운 노래를 예능의 웃긴 장면에서 너무 경박하게 소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네요.

물론 거북이의 사계는 터틀맨이 말했다시피 민중가요가 아니라 대중가요이기 때문에 굳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사용되기보다는 가벼운 분위기에서 소비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겁니다.

또한 '민중가요'라는 장르 자체가 거의 힘을 잃은 이 시점에서 그 장르와 '사계'라는 좋은 노래가 사람들로부터 잊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 고유의 정신과 특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쉽게 다가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쩌면 정답이 없는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처음 사계가 만들어진 배경과 노래에 깃든 정신을 우리가 계속 잊지 않고 다음 세대에게 전해줄 수만 있다면, 예전의 모습과는 달라져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바뀌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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