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참새집 -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19/11/22 방송분 참새구이

2020. 2. 11. 11:24음식/리뷰

 

오늘은 '식객' 만화로 유명한 '허영만' 작가님이 출연하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 11월 22일 자에 방송된 참새집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이미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참새를 이용한 요리가 나오는데 그 모양이 사람에 따라서는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스크롤을 내리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저는 이런 가게는 옛날 소설 같은 데서나 들어봤지 아직도 남아있는지도 몰랐는데, 아버지께서 백반기행이 재방송할 때 참새구이가 나오는 것을 보시고는 한번 찾아가 보자고 하시더군요. 저도 살면서 한 번쯤은 먹어볼까 하면서 호기심이 동해서, 네이버에서 위치를 검색해 가게를 찾아갔습니다.

 

가게 자체는 바로 찾을 수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참새집'이라는 가게명이 간판이 아니라 유리창에 쓰여있어서 헷갈릴 뻔했습니다.

 

바깥에서도 가게에서 어떤 종류의 음식을 판매하는지 볼 수 있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래 사진에 대망의 '그것'이 나옵니다.

 

바로 참새 꼬치입니다. 솔직히 호기심에 방문했더라도 살짝 보자마자 바로 발길을 돌릴 정도의 강렬한 비주얼입니다. 돌아갈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기껏 종로까지 발걸음을 했는데 그냥 돌아가기도 뭣해서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가게 내부는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 안쪽에 자리가 있길래 냉큼 앉았습니다. 조명도 은은하니 나름 아늑합니다.

 

가격대는 대략 이렇습니다. 절대 배를 채울 목적으로 방문할 음식점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흰 이렇게 비쌀 줄 몰랐던지라 저녁도 안 먹고 방문해 버린 바람에 모듬꼬치 소(?)자와 참새 4꼬치에 염통까지 꽤 많이 주문해 버렸습니다. 모듬꼬치가 소자였는지 중자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꼬치가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기에 일단 정종 4잔을 주문했습니다. 가격표는 따로 안 찍었는데, 정종 한 잔 당 4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예 술 위에 불이 붙어서 나옵니다. 딱히 정종 자체를 마시기는커녕 본 적도 거의 없다 보니, 이런 것도 TV로만 봤지 실물로는 처음 봤네요.

 

먼저 치킨무와 고추가 밑반찬으로 나오고 조금 기다리니 모듬꼬치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은행과 마늘, 관자와 새조개가 보입니다.

 

아마 새송이버섯. 맞나?

 

가지구이까지 나오면 이걸로 모듬꼬치는 다 나왔습니다.

 

원래 처음에 주문할 때는 모듬꼬치와 참새구이만 주문했는데, 참새구이가 나오는 게 꽤 오래 걸려서 염통도 추가로 주문했더니 염통이 참새보다 먼저 나오더군요.

 

그렇게 정종을 홀짝홀짝 마시고 안주도 아껴가며 먹으면서 얘기하다 보면 참새구이가 나옵니다. 엄청난 비주얼 때문에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클로즈 샷. 이 정도 비주얼은 아직 참을 만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이런 사진은 어떨까요? 머리 때문에 더욱 그로테스크한 것 같아서 눈 딱 감고 머리부터 똑 떼먹었습니다. 머리, 날개 2개, 다리 2개 이렇게 5입으로 나누어 먹는 거라는데, 뭐 일단 머리만 먹고 나면 나머지는 먹을 만할 겁니다.

맛은 정말 별거 없습니다. 그렇게 맛있다거나 특별히 고소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이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연세가 꽤 되는 분들일 텐데 아마 어릴 적의 추억 때문에 계속 가게를 찾는 것뿐이 아닐까 싶네요. 제 부모님도 그런 추억은 없으신지 별로 맛있지는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냥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 번쯤은 먹어 볼 수도 있겠지만 두 번 이상 찾아갈 정도의 맛은 아니라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새집에서 저렇게 먹고 일어섰는데 여전히 별로 배가 찬 것 같지 않아서 '오는정' 쪽갈비 집이나 찾아갔습니다. 참새집에서 청계천을 넘어 대충 20분 정도 걸어가면 되더군요. 원래 주인인 할머니 대신 아드님이 자리를 물려받았다는데, 언제 가도 맛있습니다. 뭐, 한참 먹고 있다 보니 할머니가 나오시기도 하는 걸로 봐서 아주 물러나신 건 아닌 것 같지만요. 인사드리니 서비스도 팍팍 주시고 여전히 인심이 좋으십니다. 개인적으로는 맛이나 양이나 참새집보다 여기를 추천합니다.

위치는 시청 뒤편으로 을지로 사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