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2. 16:54ㆍ음식/리뷰
몇 년 전에 안동의 한 고깃집에서 가격이 좀 나가는 어떤 술을 주문했는데, 일행들이 모두 그 맛을 극찬하는 와중에 운전을 해야 해서 혼자만 술을 못 마셔서 그 맛을 못 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에 기억을 더듬어 대형 마트 등지에서 그 술을 찾았지만 못 찾고 있다가, 최근에 동생이 그 당시 찍어놓은 사진을 보고 드디어 무슨 술인지 알게 되어 인터넷으로 술을 주문했습니다.
이 술이 바로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안동소주 일품'으로,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희석식 소주와는 다르게 증류식으로 만든 안동지역의 전통 소주입니다.
원래 도수가 너무 높아서 대중화를 위해 저도주를 선보인 것이라는데요, 도수를 낮춘 게 40도라니, 대체 원래는 몇 도짜리 술이었던 걸까요?
증류식 소주여서인지 맛은 확실히 희석식 소주와 비교해 깔끔합니다. 개인적으로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 냄새가 심해서 좋아하지 않는데, 일품은 역한 냄새 없이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져서 도수가 높은데도 그냥 소주에 비해 마시기 편하네요.
하지만 너무 깔끔한 나머지 거의 아무 향도 나지 않기 때문에 향이 나는 센 술을 좋아하는 분들은 고량주 같은 게 더 취향에 맞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일품 소주를 4병 주문했는데요, 인터넷으로 술을 산 것도 처음인데, 앉은 자리에서 40도나 되는 걸 네 명이서 4병 전부 비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무미 무취인 술보다는 향이나 맛이 있는 술을 좋아하는데, 술을 이렇게 많이 마실 때는 오히려 무미 무취인 게 구토감을 덜 일으켜 더 많이 마실 수 있게 만들어 줘서 좋은 면이 있기는 하더군요.
물론 그렇다고 숙취가 없는 건 아니어서 다음날도 술이 안 깨서 고생을 했지만, 덕분에 제 주량을 얼추 알게 되는 유익한 경험을 했습니다. 혹시 자기 주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 술로 시험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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