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고찰] 현질(과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 1

2020. 5. 13. 13:35게임/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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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이란 '게임 속 요소를 현실의 돈으로 구매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동의어로 '과금'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사실 '과금'은 게임사 측에서 '요금을 부과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무과금', '과금전사' 등의 용어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현질'과 '과금'을 동일한 의미로 생각하기 때문에 '과금'의 현실적인 의미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현질'의 의미도 포함되도록 의미가 확장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질'과 '과금'을 동일한 의미를 지난 단어라고 보면 되겠지만, 혹시 의미가 혼동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이 글에서는 '현질'로 통일하겠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현질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중학생 때부턴가 마비노기나 메이플 같은 게임에 현질을 하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제 기억에 더 어릴 때의 저는 CD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 등을 구매하는 비용 같은 것에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와우나 아이온 등의 월정액 형태의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했고 말이죠. 그런 것의 연장선상에서 현질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별로 없었죠.

또한 아무리 F2P 게임에서 부분유료화 모델을 적용한다고 해도 당시의 현질 요소는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에, 내가 현질을 하지 않고 남들만 현질을 한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이유도 없었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현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모바일 게임이 게임계의 주류로 편입되면서부터 생각이 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것은 모바일 게임이 주류가 된 것이 문제라기보다는, 모바일 게임이 주류가 되는 시점에 게임계의 주류 비즈니스 모델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이 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유저들 간의 평등, 운영진과 유저들 사이의 소통 이런 것들을 중시하던 모습이었다면, 언제부턴가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소위 '돈의 논리'에 따라서 게임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예전에 인기를 끌던 '국민 게임'들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게임들을 살펴보면, 그 어떤 게임도 '랜덤박스'류 상품이 없는 게임이 없습니다. 심하면 랜덤박스에서 나온 상품만으로 게임이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죠. 사람들은 이런 게임들에게 '변했다'라고 하며 떠나갑니다.

물론 시장 논리 하에서 사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윤 추구가 기업의 동기이며, 이윤 없이 기업이 굴러갈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겉으로는 F2P를 표방하는 게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P2W(Pay to Win)인 게임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존 게임들이 변한 것은 물론이고, 게임성은 저리 가라 하고 돈만 목적으로 하는 게임들이 양산되어 현재 게임 시장을 지배하고 있죠.

유저의 호주머니만을 노리는 온갖 BM들로 무장하고 독창적인 게임성은 하나 없는 양산형 게임들로 시장이 도배된 상황에서 게이머들은 모두 피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유저 간의 공정성, 유저와 운영진 간의 신뢰 형성 등의 이유 하에서 게임사를 성토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P2W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인게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품만을 팔아서 게임을 지탱하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그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롤이나 오버워치 같은 게임을 사례로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그 게임들이 유저를 위한 BM을 채택하고서도 잘 굴러갈 수 있는 이유는 그 게임들의 인지도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미 유저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적은 모델로도 게임이 굴러갈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요즘 양산형 모바일 게임들이 유명 IP만을 빌려서 출시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규 게임이 연예인과 유명 IP에 기대는 이유)

심지어 인지도가 높은 유명 IP를 사용한다고 해서 흥행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IP나 유저층이 탄탄하고 게임성 역시 출중한 게임도 살아남기 힘든 것이 현 게임계의 현실입니다.(340만 장을 팔고서도 안심하지 못한 툼 레이더 리부트(영문))


저는 이것이 게임계 전반적으로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탓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글 내용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기에 그에 관한 논의는 2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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