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고찰] 팀게임의 매치메이킹 시스템에 대한 논의

2020. 4. 8. 15:55게임/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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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롤스타즈] 트로피 점수 15000점 돌파!

이제 브롤스타즈 트로피 점수가 15000점 선을 넘어섰습니다! 예전에 한참 동안 점수 못 올리고 버벅였던 게 무색할 정도로 13000점 정도부터는 천천하기는 해도 무난하게 점수 등반이 가능했네요. 14500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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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올린 글에서 브롤스타즈의 매칭 시스템의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에서 좀 더 확장해서 논의를 해보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브롤스타즈의 매칭 시스템을 위주로 논의를 전개할 것이지만, 매칭 문제는 대부분의 팀게임과 PvP형 게임에서 마찬가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인 것 같기에 글의 제목은 좀 더 광범위하게 잡았습니다.


1. 다인큐와 솔큐의 매칭

서두에 링크한 글에서 이 주제에 대해 불평을 했기 때문에 이 주제부터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아마 팀게임이라는 형태를 가진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문제일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롤, 오버워치, 히오스 등의 이름이 알려진 게임들에서부터 마이너한 게임들까지 플레이어 간 경쟁 형식의 게임 중에서 이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지 않는 게임은 단 하나도 본 적이 없습니다.

브롤스타즈에서는 이 문제가 특히 더 두드러지는데, 그 이유는 브롤스타즈는 팀 규모가 다른 팀게임들에 비해 더욱 작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는 한 팀이 6명의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A팀에 2인큐가 있더라도 나머지 4명이 솔큐라면 B팀이 전부 솔큐로 구성되었다고 해도 소통적인 측면에서 A팀의 이점이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브롤스타즈는 한 팀이 최대 3명으로만 구성되기 때문에 완전 솔큐로만 구성된 팀과 2인큐가 끼어 있는 팀을 비교했을 때 팀플레이의 합의 차이가 큽니다.

또한 브롤스타즈는 2인큐 매칭에서 독특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점수 차이가 큰 2인큐가 포함된 팀은 점수가 높은 쪽의 팀원에 맞는 점수 대에서 매칭이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트로피 100점과 500점인 듀오가 게임을 돌리면, 그 듀오와 매칭된 플레이어들은 전부 500점대의 플레이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듀오팀에 속해 있는 솔큐에게 아주 손해 보는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플레이어들이 어느 정도 비등한 실력을 지닌 게임을 할 것을 기대하고 솔큐로 게임을 돌린 플레이어는 갑자기 우리 팀은 100, 500, 500인 반면, 상대는 500, 500, 500이라는 불리한 상황의 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또는 2인큐가 우리 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팀으로는 3인큐가 잡히는 경우도 있는데, 한 팀이 5~6명으로 구성된 다른 팀게임들에 비해 팀 규모가 최대 3명까지가 한계인 브롤스타즈에서 이런 식의 매칭은 플레이어 간 실력 밸런스가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에 브롤스타즈에서는 언더독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 문제로 인한 피해를 축소하고자 하였으나, 이 시스템은 단순히 이전 시스템은 그대로 놔둔 채로 불리한 게임을 한 플레이어의 점수 등락에 보정을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이것은 여전히 미봉책인 상태로 문제를 방치하는 것 같네요.

사실 친구끼리 재미있게 게임을 하고자 하는 것에는 별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 간의 실력이 비슷하지 않다면 문제가 되죠. 만약 2인큐 중 점수가 낮은 친구가 부캐를 키우고 있는 것이라면 실력적으로는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별문제가 아닐 수 있겠지만, 실제로 실력이 모자란 친구라면 솔큐로 게임을 돌리는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뜻하지 않은 페널티를 지고 게임을 해야 하는 거죠.

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모 AOS 게임에서 하는 것처럼 일정 점수 차이가 나는 플레이어들끼리는 팀을 맺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임의 기본 구성이 경쟁 형태의 게임인 이상, 실력 차이가 크게 나는 플레이어가 팀에 끼는 것은 분명 게임의 전체적인 재미를 감소시키고 플레이어들을 해당 게임에서 이탈시키게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수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위의 조치를 취할 경우, 일반 게임을 도입하여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 친구들끼리도 같이 게임을 할 수 있게 한다면 바람직하겠으나, 가벼운 모바일게임인 브롤스타즈의 성격상 매칭이 분산되어 매칭 시간이 늘어난다면 게임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피로도가 급속히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매칭되는 플레이어 간 MMR 편차를 줄여야 함

브롤스타즈가 PvP 형태의 게임인 이상 숙련도가 비슷한 플레이어들끼리 만나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게임에 대한 흥미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실력 차이가 큰 플레이어 간의 매칭이 이뤄진다면 양학을 하는 플레이어는 재미있을지라도, 당연히 양학을 당하는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게임이 재미없을 겁니다. 이것은 결국 실력이 낮은 플레이어들의 이탈을 발생시키며 게이머 풀을 점점 줄여 게임의 고인물화를 가속시킵니다.

브롤스타즈에는 이 부분에서도 독특한 문제가 있는데(지금 시스템에도 그러한지는 정확하지 않음), 바로 팀 점수의 평균값만 맞추고 점수 편차는 크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100, 300, 500점의 플레이어들과 300, 300, 300점의 플레이어들이 각각 팀을 맺은 게임이 이뤄진다는 것이죠. 그 결과, 500점인 플레이어는 의도치는 않았지만 일종의 양학을 해서 게임이 재미있겠지만, 100점인 플레이어는 반대로 양학을 당하면서 즐겁자고 하는 게임에서 피로감만 느끼게 될 것입니다.

뭐,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그냥 점수 편차를 줄여 매칭을 시켜주면 되는 것이죠. 단기적으로는 점수대에 맞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실력에 맞는 점수대에 수렴하기 때문에 비슷한 실력의 플레이어들끼리 박진감 있는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이전 판과 동일한 팀원을 재매칭시켜주면 안 됨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전 판에 같은 팀으로 플레이한 트롤을 바로 다음 게임에서 다시 팀원으로 만나면 이미 사기가 0인 상태로 게임을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브롤스타즈에서는 게임이 끝나면 그 팀원과 계속해서 플레이할 것인지 묻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아니오'를 선택하고 다시 새로운 게임을 돌렸다는 것은 아마 그 팀원의 뭔가가 맘에 들지 않아서일 겁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게임에 동일한 팀원을 만나게 해준다는 것은 플레이어가 매칭 시스템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아마 접속 상태가 가장 원활한 플레이어를 최대한 빨리 연결해 주는 것을 우선시한 결과 이런 시스템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도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그냥 바로 전판의 팀원을 재매칭시켜주지 않는 것이죠. 만약 전판의 팀원과 계속 같이 플레이하고 싶다면 친추를 하는 방법 등 여러 대안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시스템 상으로는 재매칭을 막아도 별문제 없을 것으로 보이고요. 매칭 시간이 조금 늘어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매칭 시간이 늘어남으로 인해 받는 피로감보다는 맘에 안 드는 플레이어와 게임을 하게 되어 받는 피로감이 더 클 것 같네요.


이렇게 매칭 시스템에 대해 생각나는 문제점을 몇 가지 얘기해봤습니다. 이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마 가벼운 성격의 모바일게임이면서도 경쟁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 장르 그 자체일 것입니다. 누구나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그 때문에 플레이어들 간의 실력 격차는 더욱 커지고, 그로 인해 이 문제들이 더욱 눈에 띄게 된 것이죠. 플레이 연령대가 높은 게임에 비해 플레이 연령대가 낮은 경쟁 게임들에서 이런 문제들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에서 명확하게 그 인과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쟁 형태의 게임을 하는 이유는 현실과는 달리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해서 자신만의 실력으로 자웅을 겨루기 때문일 것입니다. 게임이 일종의 이상향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이상이 위에서 말한 문제들로 인해 침범당한다면 플레이어들이 더 이상 그 게임을 할 이유가 없겠죠.

매칭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결국 공평성에 대한 얘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해 말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공평한 방향으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아쉽지만 지금 브롤스타즈는 그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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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롤스타즈] 일베충의 급발진 박제

평소처럼 하루치 토큰을 받기 위해서 브롤스타즈를 돌리는 중이었습니다. 두 판을 돌리고 나서 대기실에 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같이 파티를 하자고 신청을 했습니다. 무시해도 여러 번 신청을 걸길래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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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브롤스타즈에는 직접적인 신고 시스템이 없는데요, 저는 지금까지 이 신고 시스템을 넣는 것이 무조건 맞다는 스탠스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위와 같은 일을 겪고, 무조건 신고 시스템을 넣는 것이 과연 맞냐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브롤스타즈는 플레이어 연령대가 많이 낮습니다. 진입이 쉽고, 과정이 가볍고, 쉽게 능숙해진다는 이유 때문에 실제 연령만이 아니라 정신 연령도 어린 플레이어들이 많죠. 이는 게임 시작하자마자 죽고 바로 탈주한다든가, 자신 잘못 때문에 게임이 져도 계속 남 탓만 하는 플레이어들이 많다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게임에서 신고 시스템을 도입하면 과연 그것이 잘 작동할지 의문이 듭니다.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반대로 자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마구 악용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그렇다면 신고 시스템을 넣되, 게임 운영진 측이 그것을 잘 가려내서 처리하면 되지 않겠냐'라고 말하겠지만, 운영진 입장에서 보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발생하는 시간, 인력, 비용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시스템을 도입하여 열심히 처리한다고 해도 당연히 모든 사람이 그에 대해 만족할 리도 없을 것이고요.

전에는 무조건 신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려운 문제입니다. 플레이어들의 자발적인 자정을 기다리자니, 그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이고요.

혹시 매치메이킹 시스템 또는 신고 시스템과 관련한 좋은 해결책이나 대안이 생각나는 분 혹은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달아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