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 16:18ㆍ게임/고찰
※ '방치형 게임'이란 무엇인가?
'방치형 게임'이란 보통 게임 조작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게임 내 재화가 자동적으로 쌓이는 시스템을 가진 게임을 말합니다.
단순히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동안만 재화가 자동으로 쌓이는 시스템은 물론이고, 나아가 자동 사냥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아예 게임 플레이나 조작을 할 필요 없이 보기만 해도 되는 게임도 이 장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치형 게임은 외국에서는 'Idle game', 'Incremental game', 'Clicker game' 등으로 불리는데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게임 내에서 직접 복잡한 플레이를 할 필요가 없음을 장르명에 반영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참고
- 방치형 게임
https://namu.wiki/w/%EB%B0%A9%EC%B9%98%ED%98%95%20%EA%B2%8C%EC%9E%84
https://en.wikipedia.org/wiki/Incremental_game
- 소셜 게임
https://namu.wiki/w/%EC%86%8C%EC%85%9C%20%EA%B2%8C%EC%9E%84
- 웹 게임
https://namu.wiki/w/%EC%9B%B9%20%EA%B2%8C%EC%9E%84?from=%EC%9B%B9%EA%B2%8C%EC%9E%84
※ 사람들은 왜 방치형 게임을 하는가?
보통 '방치형 게임'이라고 하면, 그 단어만 들어도 몸서리를 치는 사람들이 많은 장르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과는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한다는 이중적인 양상을 볼 수 있는 장르입니다.
저도 이전에는 게임을 방치한다는 것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귀찮다면 대체 뭐 하러 게임을 하는 것일까' 의문을 가졌고 그런 장르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요, 이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방치형 게임에 대한 수요가 있는 이유는 바로 '힘들고' '시간이 없어서' 방치형 게임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없어서'라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도 야근하는 직장인이나,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학원에 가는 학생들은 게임을 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게임은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면 결국 짬짬이 할 수 있는 방치형 게임 같은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힘들어서'라는 이유는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는 게 힘들면 왜 게임을 하냐고 말이죠. 사실 여기에서 '힘들다'는 의미는'게임을 하는 것에 힘을 쏟을 힘이 없다'에 더 가까운 의미일 것입니다. 회사일을 마치고 지쳐서 집에 온 사람들에게 레이드를 뛰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입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것이 가능한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수록 무리죠.
여기서 'Idle' 게임은 '아이들'도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조작법을 가진 장르지만, 주 사용층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이라는 것이 재미있는 점입니다.
혹자는 말할 것입니다. '힘들면 게임하지 말고 휴식을 취하라'고요. 하지만 사람들은 욕구를 배출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욕구를 배출할 수 있는 경로는 술이나 게임 외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죠.
또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그냥 버린다는 느낌을 싫어합니다. 이런 경우 게임 말고 운동처럼 생산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지친 사람들은 편하게 뭔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원하는 것이지, 반드시 생산적인 활동이 이뤄져야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 외의 이유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뭔가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불로소득 같은 느낌도 들고, 성장이나 경쟁 요소를 통해서 가상 공간에서라도 자신이 뭔가를 이루어낸다는 느낌이 들어서 플레이한다는 이유 등이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방치형 게임은 세상 사는 것이 힘든 이상 성행할 수밖에 없는 장르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현실의 모든 순간에서 충족감을 느낀다면 방치형 게임은 발붙일 자리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얘기를 꺼낸 이유가 무엇이냐면, 제가 요즘 'AFK 아레나'라는 방치형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치형 게임 중에서는 잘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시스템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단순히 숙제 컨텐츠로 플레이어들의 접속을 유도하고, 플레이어들 간의 캐릭터 레벨 등수 놀이가 주 컨텐츠인 게임일 뿐입니다.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결국 '벽돌쌓기'를 해서 누가누가 더 높이 벽돌을 쌓았나(누가 높은 전투력을 가지고 있나 등)를 대결하는 시스템으로 사람들의 과금을 유도할 뿐인 게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죠.
저의 게임 성향은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추구하기에 이러한 방치형 장르의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AFK 아레나를 한 달 가까이 붙잡고 있네요. 그래서 그 이유가 뭔지 생각하다가, 생각을 정리하고자 블로그에 글을 써 봤습니다.
어떤 게이머들은 방치형 장르라고 하면 무작정 그 게임을 까내리고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도 이전에는 그들처럼 방치형 게임을 까내리는 것에 거부감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결국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은 편향적인 사고(링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언제나 어떤 주제든 간에 그에 대해 편향된 태도를 가지는 것은 지양해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태도를 항상 유지하지는 못하고, 그럴 때마다 매번 반성하게 됩니다.
'게임 > 고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 고찰] 현질(과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 2 (0) | 2020.05.21 |
---|---|
[게임 고찰] 현질(과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 1 (0) | 2020.05.13 |
[게임 고찰] 정액제 모델이 도태되는 이유에 대한 고찰 (0) | 2020.04.19 |
[게임 고찰] 팀게임의 매치메이킹 시스템에 대한 논의 (0) | 2020.04.08 |
[게임 고찰] 정기 점검에 대한 생각 (0) | 2019.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