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바닥 타일과 관련한 이야기

2020. 5. 10. 11:09잡담

반응형

오늘은 사람에 따라서 더러울 수도 있는 얘기를 하고자 한다. 따라서 원치 않는 분은 조용히 뒤로 가기를...


어려서부터 화장실 바닥 타일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타일의 원래 무늬와는 상관없는 이미지가 보인다. 마치 영감이 떠오르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위와 같은 이미지처럼 불규칙적인 무늬가 있는 타일일수록 이미지 연상이 잘 된다. 일정한 규칙이 없는 모양이라서 그런지,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볼 때마다 새롭게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느낌?

 

반면에 위처럼 완전히 규칙적인 타일 무늬에서는 그런 연상이 되지 않는다. 너무 이미지가 확고해서 그런 것 같다.

 

이 정도만 돼도 어느 정도 이미지 연상이 된다. 색들 간의 경계는 확고하지만 모양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어서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기하학적 무늬처럼 규칙적이지만 복잡한 무늬도 괜찮고.

사실 아무 상황에서나 이런 타일을 본다고 해서 이미지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면 어떤 상황에서 보이냐면 바로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힘을 줄 때이다.

특히 변비나 설사 끼가 있을 때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보면 더 이미지가 잘 떠오르는 것 같다.

만약 내가 그림쟁이였다면 왠지 이것에서 영감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싶다. 다른 미술가들처럼 푸르른 대자연 등에서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겨우 화장실 바닥 타일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게 우습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스마트폰이 있는 요즘은 변기에 앉아도 바닥 타일을 잘 안 보게 되어 이렇게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는 일이 적다. 스마트폰 때문에 주위를 둘러보지 않게 되는, 소위 말하는 스마트폰의 폐해(?)라고 하기는 너무 거창하지만, 어릴 때의 상상력이 나이를 먹으면서 줄어드는 데에 스마트폰이 한몫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 같다.

하여튼 쓰고 보니 정말 타인으로부터 공감 받을 구석이라곤 1도 없는 더럽기만 한 이야기인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분이 있다면 묵념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