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4 - 멘토에 대한 신용도가 하락한 이유

2019. 12. 1. 12:14게임/파이널판타지14

어제 극 가루다 토벌전에 도전을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그 경위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하소연 겸 글을 씁니다.

0. 극 가루다 토벌전을 1시간 정도의 기다림 끝에 매칭이 잡혀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진입하고 보니 멘토 여섯 명에 새싹이 둘인 파티 구성이었는데, 초행은 저뿐이더군요. 그리고 저도 딜러로 돈 것이기는 했지만 몇 년 전에 극만신을 자주 돌아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초행은 아무도 없다고 봐도 됐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알기로 극만신은 무작위 임무 매칭으로 안 잡히는 콘텐츠라서(무작위 멘토로는 잡힌다고 합니다) 매칭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인데요, 그 말인즉슨 극 가루다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부 자의로 지원을 한 것이고 그만큼 이 콘텐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1트. 첫 트라이에서는 파티 딜이 꽤 강력하길래, 역시 멘토들이 모여서 강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실패 없이 무난하게 깰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깃털을 정리하던 도중 갑자기 수파르나랑 치라다가 등장하더군요. 깜짝 놀라서 보니, 사람들이 전부 깃털 정리는 안 하고 가루다만 열심히 딜을 하고 있더군요. 덕분에 부드러운 깃털의 전체 수면기 때문에 전멸했습니다. 부드러운 깃털의 수면 패턴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이었는데, 처음으로 봤네요.

2트. 이때까지는 그냥 딜 믿고 밀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메인 탱커를 맡고 있던 멘토 탱이 계속 주차를 이상하게 하면서 석탑이 깨지기 시작하더니, 여전히 깃털도 안 잡아서 석탑이 다 나가더군요. 분신을 잡을 생각은 여전히 없고요. 결국 대기 폭발에 전멸했습니다.

3트. 이전까지는 그냥 멘토들이니 어련히 알아서 하겠거니 생각해서 신경도 안 썼는데, 자세히 보니 그냥 개노답 파티였습니다. 탱커도 피하는 삭풍의 비명을 힐러 주제에 안 피하고 당당히 정면에서 맞고 있질 않나, 바람의 칼날 때문에 석탑이 깨지는 것도 모르고 석탑 옆에서 딜하는 원딜들에(앞 트라이에서 석탑이 깨진 원인이 이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탱커는 주차 자리도 몰라서 가루다가 계속 석탑에 딜을 넣고 있더군요. 뭐, 당연히 범위가 안 보이는 반동 기류 따위는 피할 생각도 없죠. 결국 석탑이 다 나가리 돼서 대기 폭발에 또 전멸했습니다.

4트. 멘탱을 제가 보겠다고 했더니, 멘토 탱커가 분신 두 개의 어그로를 전부 먹고 끌고 가더군요. 게다가 딜러들은 여전히 가루다만 딜하는 바람에 분신이 둘 다 그대로 살아 있는데, 갑자기 가루다가 대기 폭발을 쓰고 있고요. 당연히 다 죽었죠.

5트. 이것이 막트였습니다. 여기서는 어찌어찌 가시 달린 깃털을 구경할 때까지는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원래 가시 달린 깃털의 저기압 디버프 때문에 탱커끼리 깃털 어그로 핑퐁을 해야 합니다. 물론 멘토 탱커는 그런 거 신경도 안 쓰죠. 다행히 디버프 3중첩 전에 가루다가 날아오르기는 했는데, 여기서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아무도 가시 달린 깃털을 안쳐요. 저 혼자 광폭화 키고 어찌어찌 잡기는 했는데, 고기압 보호막에 저 말고 1명밖에 안 들어오더군요. 다 죽고, 멘탈 나가서 바로 포기 투표 날렸습니다.

이런 일을 겪었는데, 정말 옛날에 극만신 뺑뺑이 돌 때보다 더 짜증 나더군요. 그 당시에는 컨트롤이나 딜이 안 되고 경험도 없을지라도, 적어도 패턴 정도는 미리 숙지하고 매칭을 돌렸는데 이제는 그 정도 성의도 없나 봅니다. 분명 멘토 위주로 구성된 초행도 아닌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패턴도 모르고 매칭을 돌리는지 이해가 안 가더군요. 게다가 딜러들은 자기 역할군의 역할 자체가 뭔지도 몰라요. 딜러란 것들이 어그로나 탱커 주차 같은 건 신경도 안 쓰고, 뭐든 등장하면 자기 딜 미터기 올리는 것만 신경 써서 그냥 어그로를 먹기 바쁘네요. 심지어 패턴은 신경 1도 안 쓰고 보스만 딜하는데, 패턴 몹부터 정리하는 건 기본기도 아니고 그냥 상식 아닌가요? 딜로 찍어 누를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정말 무슨 방법으로 멘토를 간 건지 궁금할 지경이더라고요. 혹시 요즘은 멘토도 지인들에게 레벨 조율로 던전 깨 달라고 하면서 다 버스로 답니까? 너무 황당한 경험을 해서 하소연 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