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20. 17:25ㆍ후기&리뷰&소개/책
2011.7.11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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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24~25권 정도부터 최후의 결전에 다가간다는 암시를 노골적으로 보내던 강철의 연금술사가 드디어 27권으로 완결이 났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연금술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요 만화 덕분에 연금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실제로 연금술이 무엇인지 알아보거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기도 했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에서는 연금술을 사용해서 등장인물들이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활약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실제의 연금술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판타지나 SF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죠. 내용 중에서 그렇게 설파되는 중요 개념인 '등가교환'도 현실에서는 아직 꿈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현자의 돌'이 인간을 죽인다는 금기로 인해 탄생되는 물질이라는 설정도 마찬가지죠.
이렇게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이 책이 독자에게 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이유는 독자가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등가교환이 과학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내용이더라도, 현실에서는 1:1로 거래를 주고받는 것이 공평함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므로 독자는 이 개념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또한 현자의 돌이라는 것이라는 것도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허무맹랑한 물건이기는 하지만,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금기를 범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정은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독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설정인 것 같습니다. 요는 인상적인 서술을 통해서 이야기의 개연성을 마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 만화에서는 연금술을 한계를 가진 능력이라는 것도 잘 표현됐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연금술은 '법칙+물질=새로운 형태의 물질'이라는 공식인데, 실제로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연금술의 한계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만능처럼 보여도 실제로 만능은 없다는 것이고, 1권에서 나왔던 것처럼 기적이란 건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의미겠네요.
이 만화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연금술과 등가교환이라는 흥미로운 주제 때문이겠지만, 캐릭터마다의 개성도 한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강철', '불꽃', '호완'의 등의 명칭을 가지면서 연금술사 개개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별명들도 좋았고, '러스트', '엔비', '그리드', '라스', '슬로스', '글러트니', '프라이드'라는 인간의 일곱 가지 욕망을 의인화하여 표현한 것도 좋았습니다. 물론 모든 등장인물 개개인의 개성이 겹치지 않고 저마다의 색을 잘 드러내는 동시에 모든 캐릭터가 저마다의 활약을 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줄거리 때문에 책의 완성도가 이렇게 높은 것이겠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아버님이라 불리는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라는 설정이 제일 맘에 들었던 것 같아요. ‘진리’를 추구해서 ‘신’이 되려고 하지만 결국은 그 역시 이 책의 대주제인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하나의 인격체일 뿐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불쌍하기도 하죠.
여튼간에 이렇게 기승전결이 완벽한 만화 하나가 완결이 나서 좋기는 한데, 만화책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맛이 하나 사라져서 아쉬운 감도 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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