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별 - 야마다 요시히로

2019. 9. 15. 17:38후기&리뷰&소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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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별'은 우주비행사를 주요 소재로 극한 상황에서의 다양한 성격의 인간들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도쿄'는 전직 트럭 운전사로 우직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라이벌 '치쿠젠'은 전직 도박사로 겉보기에는 가벼운 성격이지만 결단력이 있어 중요한 순간마다 역경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작품 내에 다양한 성격을 가진 여러 등장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발버둥 치는 모습에서 나오는 인간의 가능성과 영웅적 면모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만화 초반부에서 등장하는 '테세락'은 처음부터 이 만화가 SF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태서랙트(Tesseract), 4차원 초입방체(hypercube)로, 정팔포체(8-cell, regular octachoron)라고 불리는 이것은, 4차원 세계의 요소로 3차원 세계의 인간은 이것을 완전히 인지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인간 입장에서의 미지의 물체를 인간의 대적자에 위치시킴으로써 이야기의 초반부터 독자의 흥미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극한의 별'은 주로 우주비행사가 되어 화성으로 가고자 하는 훈련생들의 모습의 이야기라는 흔하다면 흔한 플롯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이 만화도 '우주형제'라는 만화처럼 우주비행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보통 사람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며 주인공이 테세락과 대면하는 상황이 다가오면서 독자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테세락이라는 미지의 상대를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기대를 가지게 만듭니다.

아쉽게도 이 책은 출판사의 사정 덕분에 4권에서 조기 중단되고 맙니다. 기승전결 구조의 '기'~'승' 정도에서 이야기가 끝나고 말아서 독자는 작가가 보통 사람인 주인공을 통해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도 없는 극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전개된 내용을 보면 작가가 대충 어떤 식으로 4권 이후의 내용을 이끌어가려 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앞 내용에서 부여된 한계 상황에서 인물들은 초반에는 이성적인 방법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인간의 열정, 근성 등을 통해 극복하고 맙니다. 인간 찬가적 이야기에서 이성적인 요소보다 감정적인 요소를 더 중요시하는 이런 모습은, 얼핏 모든 문제는 '근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식의 잘못된 일반화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 장르의 특성상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기 위해서는 내용의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지만, 허술한 한계 상황 부여나 빈약한 서사 등으로 인해 극한의 별은 균형잡기를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소재는 좋았습니다. 특징 있는 등장인물들도 나쁘지 않았고요. 하지만 조기 중단되어 내용을 더 깊이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서사가 부족하고 장르의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주지는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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