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의 허구

2019. 8. 19. 10:41후기&리뷰&소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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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12 글


마시멜로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호아킴 데 포사다(Joachim de Posada),엘런 싱어 / 공경희역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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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을 아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은 적이 있을 겁니다. 또는 이 책을 읽지는 않았더라도 다음과 같은 내용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을 겁니다.

 

“내가 네 살 무렵의 일이었네. 나는 어떤 실험에 참가했었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훗날 그 실험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유명한 실험이었어. 당시 내 아버지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계셨다네. 어느 날 아버지의 지도 교수님 한 분이 ‘만족 유예’에 관한 실험을 위해 대상으로 삼을 만한 어린아이들을 물색하고 계셨는데, 마침 아버지께도 아들인 나를 참가시켜 보라고 권유하신 거지.”

“대체 어떤 실험이었나요?”

“간단히 말하자면, 아이들의 욕망과 자제심에 관한 실험이었지. 그 실험은 내 또래의 아이들을 한 명씩 각기 다른 방에 배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어. 혼자 남겨진 그 방에서 잠시 두리번거리며 기다리고 있자니, 이윽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한 아가씨가 들어와 내 앞에 마시멜로를 한 개 놓더군. 그러고는, ‘이제 나는 밖에 나갔다가 15분 후에 다시 돌아올 것이란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탁자 위에 놓아둔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는다면, 상으로 마시멜로를 한 개 더 주도록 할게.’라고 말했다네. 나는 그것을 먹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지만, 어쨌든 그 아가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 하지만 네 살짜리 아이에게 15분이란, 진정 길고도 가혹한 시간이어서 참기가 정말 힘들었어. 내 생애에 그렇게 긴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을까. 그래도 결국 난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15분을 버텨냈다네. 마침내 더욱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예의 그 연구원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내 평생 가장 맛있는 추억으로 남은 두 개의 마시멜로였지.”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리자, 찰리는 브레이크를 천천히 밟아 차를 멈추고는 고개를 뒤로 돌려 조나단에게 물었다.

“무척 흥미진진한 실험이었군요. 그런데 그 실험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이었나요? 그 연구원이 말해 주었나요?”

“아닐세.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았네. 세월이 몇 년 흐른 뒤에도 알 수 없었지. 그러고도 세월이 몇 년이 더 지나서 내가 열네 살이 되던 해의 어느 날, 연구원들이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을 다시 불러 모았네. 당시 600명가량의 아이들이 실험에 참가했었는데, 일정 시간이 흐른 다음 소재 파악에 나선 연구원들이 찾아낸 인원은 200여 명 정도에 그쳤다네.”

“그렇다면 실험 당시로부터 거의 10년 만에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찰리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조나단을 바라보았다. 조나단은 빙긋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15분을 기다려 마시멜로를 한 개 더 상으로 받은 아이들과 15분을 참지 못해 탁자 위 마시멜로를 먹어치우고 만 아이들의 10년 성장과정을 상호 비교한 연구 결과는 흥미 그 자체였다네. 15분을 참았던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학업 성적이 뛰어났지. 또한 친구들과의 관계도 훨씬 원만하고,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네. 놀랍지 않은가? 겨우 15분이었지만, 눈앞의 마시멜로에 만족한 아이보다는 한순간의 유혹을 참고 기다렸던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는 사실!”

“아하, 그러니까 사장님이 지금껏 성공의 길을 밟아올 수 있었던 원천이 바로 그 마시멜로 실험이었군요. 하지만, 그 실험을 계기로 사장님께서 마흔 살의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는 건, 아무래도 너무 비약된 논리 아닌가요?”

“내가 마시멜로 실험 결과를 통해 얻은 건 인간의 자유의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교훈이었네. 즉 눈앞의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치운 것도, 보상을 기다리며 유혹을 물리친 것도 모두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결과지. 그 가운데 더 큰 만족과 보상을 위해 당장의 욕구 충족을 미룰 줄 아는 의지가 바로 성공을 견인하는 강력한 지표가 되는 것이네.”
https://bethanyusa.org/xe/blessing_window/26537

이 책은 1960년대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월터 미셸이 실시한 '마시멜로 실험'을 기반으로 쓰인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네 살 때 유혹을 참을 수 있는 아이는 성장해서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어린 나이에도 굳은 의지를 발휘해 마시멜로에 손을 뻗지 않고 기다렸던 아이들이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똑똑한 학생으로 자랐으며, 나아가 좋은 직장을 얻어 소득도 높더라는 것이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마시멜로 실험의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https://ppss.kr/archives/16793

 

마시멜로 실험의 진실: 마시멜로에 넘어간 건 어른들이었다

※ NYT의 「We Didn’t Eat the Marshmallow. The Marshmallow Ate Us.」를 번역한 글입니다. 마시멜로 실험, 세계를 놀라게 하다 1960~1970년대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월터 미셸이 실시한 유명한 실험에서 취학 전 어린이들은 작은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방 안에 초대되었다. 책상 위에 있는 것은 마시멜로 두 개와 종(bell) 하나. 연구자는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바빠서 잠깐 나가봐야겠

ppss.kr

마시멜로 실험은 손쉽게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사회 심리적 문제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성은 무엇인가?’를 ‘인내는 미덕’이라는 재밌고 말하기 쉬운, 단순한 공식으로 환원시켰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도덕적인 설교 같은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증명'된 진리였고,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인내를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사실 대중이 받아들인 논점은 왜곡된 것이었습니다. 1차 실험을 시작할 때 미셸의 의도는 ‘참을성 있는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의 심리를 이해하고 교육을 통해 인내력을 기르는 방법은 없을지를 연구하는 것’이었고, 그가 내린 결론은 ‘어린이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방법을 이용한다면 어린이들의 참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였습니다.

물론 미셸이 발견한 인내심과 성공의 상관관계는 비록 압도적 수준은 아니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따라서 오랫동안 참은 대가로 두 번째 마시멜로를 먹은 어린이들이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그들이 인내심 때문에 성공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마시멜로 실험이 매우 정확하고 광범위한 표본 연구에서 타당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참을성이라는 것은 인생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인 중의 하나일뿐입니다. 불안정한 가정환경, 열악한 건강 상태, 지적 능력 부족과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는 어린이들의 경우, 참을성 하나만으로 성공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http://newspeppermint.com/2018/06/02/marshmallowtest/

 

마시멜로 실험, 재현에 실패하다

눈앞의 충동을 꾹 참고 기다린 아이와 이를 이기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어치운 아이 사이의 차이는 알려진 바와 달리 크지 않았습니다. 원래 실험이 설계와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newspeppermint.com

http://m.ibric.org/trend/news/subread.php?Board=news&id=294788&Page=1&SOURCE=6

 

모바일 브릭

마시멜로 테스트는 한때 의지력을 테스트하는 실험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다양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보니, 부잣집 아이들이 가난한 집 아이들보다 마시멜로 테스트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결은 뭘까? 그것은 바로 금수저에 있다. 어린이들이 만족감(gratification)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은, 의지(willpower)가 아니라 풍족함(affluence)에서 온다. 있는 집 아이들은 지금 당장 먹지 않아도

m.ibric.org

2018년에 뉴욕대학교의 타일러 와츠, UC 어바인의 그레그 던컨, 호아난 쿠엔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마시멜로에 당장 손을 뻗지 않고 참고 기다리는 아이의 의지는 칭찬받을 만한 일이긴 하지만, 그 어린 나이에 유혹을 이겨내는 것이 10년, 20년 뒤 인생의 성공을 예견하는 결정적인 징표라도 되는 것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사회경제적 지표를 포함한 가정환경, 부모의 교육 수준 등을 고려하고 나면 인내심과 성공 사이에서 미미하게 나타나던 상관관계마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타일러 와츠는 "아이의 배경과 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실험 결과를 다시 해석하면 어렸을 때 당장의 유혹을 참아내고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 훗날 인생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자식이 참을성과 의지가 부족하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마시멜로 실험 결과와 청소년기 학교생활, 학업 성적 등에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이번 연구 결과 가운데 가장 큰 발견”이라고 말하면서 마시멜로 실험 결과를 섣불리 단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실험 결과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시멜로의 유혹에 넘어가는 아이들과 이를 참아내는 아이들을 가르는 것도 아이들의 의지보다는 사회경제적 배경, 가정환경 등 다른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연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첫째, '두 번째 마시멜로를 기대하며 참을 수 있는 능력'은 대체로 어린이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어린이들의 장기적인 성공 여부는 참을성이 아니라 배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어린이에게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2018년의 연구 이전에도 많은 연구자가 미셸이 실시한 최초의 마시멜로 실험 결과를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은 이러한 논문을 읽지 않습니다. 대중들은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마시멜로를 먹지 않으려고 노래를 부르거나 책상을 걷어차는 아이들을 보거나 또는 TED를 통해 동기부여 강사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를 들을 뿐입니다. 그리고 동기부여 강사들은 마시멜로 실험을 들먹이며 ‘네 살짜리도 인생의 성공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 그것은 참을성이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https://ppss.kr/archives/76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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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지력과 관련한 심리학의 분야는 그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의지력과 관련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사실 전부 잘못된 실험에서 비롯된 헛된 말장난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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