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 세대 - 경쟁에 지친 젊은이들

2019. 9. 11. 22:29지식&정보&저장

'무민 세대'란?

무민 세대란 ‘없을 무(無)’에 ‘의미’라는 뜻의 ‘민(mean)’을 합친 신조어로, 남들이 보기에는 무의미한 일들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성공해야 한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경쟁 사회에 회의감을 느껴 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남들과 경쟁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했지만, 정작 경기 침체와 취업난 등으로 인해 노력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쓴 현실을 마주한 청년 세대들은 ‘노력해도 안 되는 일에 상처 받지 말자’고 자신을 위로한다. 무민 세대란 단어는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무민 세대의 행동방식

무민 세대의 행동방식은 ‘소박하고 작지만 확실한 만족감을 주는 행복(소확행)'과 비슷하지만 사뭇 다르다.

그들은 '쓸모없는 물건'을 소비하고 서로 선물로 주고받는다. 실용성이 떨어지는 물건이라도, 그것을 통해서 행복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물건은 가치 있는 물건이다.

무민 세대는 휴식에서도 의미를 찾지 않는다. 그들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유명한 관광지로 놀러 가 경험을 쌓으려 하지 않는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온전한 휴식'을 통해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한다. 슬라임, ASMR 등의 자극이 없는 '무자극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것에서 이런 현상을 엿볼 수 있다.

무민 세대는 사회적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하기보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 한때 경쟁 열풍이 불던 시기에는 자기 계발서가 베스트셀러를 휩쓸고 모두가 자기 계발서가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10위권 내에 자기 계발서는 한 권도 없다. 사람들은 쉼 없이 경쟁하며 달리던 사회에서 벗어나 멈춰 서서 지친 자신을 돌아보고자 한다.

그들이 말하는 모토인 '대충 살자'는 수동적 허무주의나 염세주의의 모습과는 다르다. 그들이 지금 당장 대충 사는 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통해 삶의 원동력을 재충전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그들이 대충 살자고 말하는 것은 대충 살지 않기 위해서다.

 

그 외

무민 세대는 핀란드의 유명 캐릭터 '무민'과는 이름만 겹치고 그 어원도 다르지만, 무민 세대의 대표 이미지로 무민을 인용하기도 한다. 겉보기에 무표정한 무민의 모습이, 무표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사실 무민은 감정이 매우 다양하다. 둔감하게 보이는 것은 하마를 닮은 외관 때문에 느끼는 선입견일 뿐이다.)

무민 세대는 n포 세대, 88만원 세대, 사토리 세대, 빙하기 세대, 밀레니얼 세대, 1000유로 세대 등과 유사점이 있다. 유사하지만 시대나 사회가 변하면서 그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에서, 그 세대가 성장하면서 마주친 각각 다른 사회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요즘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90년생의 특징은 '간단, 재미, 정직'이다. 무민 세대라는 말이 처음 생긴 지 2년 정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사회로 진출하는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말은 이미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