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을 한국의 대림미술관에서 만나다

2019. 9. 4. 22:51후기&리뷰&소개/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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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서쪽의 서촌 마을을 걷다가 우연히 대림미술관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이런 곳에 미술관이 있구나 했지만, 알고 보니 2002년부터 20년 가까이 운영한 나름 역사 있는 미술관이더군요. 그것도 대림산업에서 사회 문화 발전을 위해 지은 것이라네요. 메세나 활동을 직접 접해보기는 처음이네요.

여튼 현재 대림미술관에서는 스페인의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Serious Fun)'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에 잘 가지는 않는데, 이번에 놓치면 아마 살면서 다시는 볼 수 없을 전시회일 테니 과감하게 관람해 보기로 했습니다.

입장권은 대림미술관 바로 옆에 있는 '미술관 옆집'이라는 커피숍에서 판매합니다. 여기도 대림산업에서 대림미술관과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네요. 티켓 가격은 성인 기준으로 10000원인데,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위 사진들은 이번 전시회의 테마를 커피숍 옆의 벽면에 장식해 놓은 것을 찍은 것입니다. 이것을 보니 미술관을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가 됐습니다.

 

해서 입장을 하면 하이메 아욘의 7가지 테마별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대림미술관에는 특이한 점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한 번 티켓을 끊으면 동일한 전시를 반복해서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즉, 이번 하이메 아욘의 전시 티켓을 구매하면 전시가 끝나는 11월 17일까지 무한정 다시 방문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심지어 티켓 없이 전시물과 본인 얼굴이 같이 나온 사진만 있어서 재입장이 가능하다네요. 정말 파격적입니다.

그 외에도 깜짝 놀란 게, 대림미술관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보통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사진을 찍거나 하면 안 되는데, 여기서는 여기저기서 찰칵찰칵 소리가 나도 직원분이 전혀 제재를 하지 않고 쳐다만 보고 계시더라고요. SNS 등을 이용한 홍보 효과도 있기는 하겠지만, 다시 한 번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서,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미술관에서 더 재미있게 관람을 하고 싶다면, 안드로이드에서 대림미술관 앱을 설치해서 각 전시물들에 대한 해설을 들어보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어폰이 없다고 해도 대여가 가능하니 문의해보세요. 다만, 아이폰 유저분들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분과 동행해야 합니다.

또는 여러 종류의 무료, 유료 투어 버전으로 직접 해설을 들을 수도 있으니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해설을 들으면서 하이메 아욘의 개성적인 각각의 작품들의 사연을 듣다 보면, 각 작품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작가가 각 작품을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녹여냈는지 생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될 겁니다.

왼쪽 사진이 실제 하이메 아욘인데,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뭔가 다른 부분이 있기는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측 사진에서 보이는 그의 작품 노트를 통해서 그가 무엇에서 영감을 받는지 대충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하이메 아욘의 7가지 테마 작품들 외에도 좋은 부분이, 미술관 전체적으로 그 작품에 집중하도록 구성이 되어 있는 점입니다. 살면서 미술관에 들러본 경험이 거의 없는데, 진심으로 만족했습니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미술이라는 것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 미술관 같은 곳을 방문하는 것을 꺼린다고 생각하는데요, 대림미술관에서는 그 점을 어떻게 보완하여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것인지 고민한 부분이 곳곳에 나타납니다.

 

 

이번 하이메 아욘의 전시회는 올해 11월 17일까지 지속된다고 합니다. 서촌 마을이나 북촌 마을 근처에 들를 일이 있다면, 대림미술관에 가서 하이메 아욘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혹시 기간이 지났어도, 분명 다른 좋은 전시들이 이어지고 있을 테니, 한 번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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