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 아비투스 / 폭우

2021. 7. 9. 20:33잡담

고도비만

저는 군대를 가기 전까지 비만이었기 때문에 나름 비만인들의 생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고도비만인 사람이 계단을 오르는 것을 계속 보다 보니 그 생각도 경험이라는 틀에 갇힌 편견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보통 비만인 사람들이 계단을 이용하면 힘들기는 해도 어느 정도 계단을 오른 다음에 숨이 가빠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뚱뚱한 사람은 계단을 오를 때만이 아니라 내려갈 때조차 처음 한 걸음을 내딛자마자 훅훅 대면서 힘겨워하더라고요.

특히 계단을 한 칸씩 내려갈 때마다 끙끙대는 소리를 내는데, 그걸 보고 있으니 뜬금없이 쿵푸팬더2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여튼 그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까지 힘든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제가 경험의 오류에 빠졌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좀 더 열린 생각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아비투스

'아비투스'란 인간 행위를 이끌어내는 무의식적 성향을 뜻하는 단어로, 복잡한 교육체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무의식적 사회화의 산물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개인의 가치관이나 습관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요, 아비투스는 교육을 통해 부모에게서 아이에게로 전달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행동의 차이는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 일종의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소위 '교양이 부족하다'라고 말할 때의 저 '교양'이 아비투스의 대표적인 용례로, 요즘 다양한 사회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아비투스로 인한 서로 간의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지 않으려는 태도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폭우

요 며칠 서울에 소나기가 자주 오는데요, 이상한 건 짧고 굵게 퍼붓고 그친다는 겁니다.

그냥 소낙비라고 보기에는 짧은 시간 동안만 강렬하게 퍼붓고 지나가는 것이 마치 옛날에 교과서에서 동남아 지역 기후의 특징 중 하나로 배웠던 스콜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습이네요.

하긴 이미 꽤 예전부터 한국에서도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가 됐다는 걸 인정하고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에 익숙해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