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와 '리뷰'의 공통점과 차이점?

2020. 8. 27. 16:21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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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사전을 살펴보면 '후기(後記)'는 '뒷날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리뷰(review)'는 '논평', '비평', '보고서', '(재)검토', '심리', '복습'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 두 단어는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단순하게 각각 동일한 의미를 가진 말의 한국어와 영어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하려는 논의는 완전히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글을 쓸 때마다 '리뷰'와 '후기'의 세세한 의미가 다른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후기와 리뷰의 비교'라는 주제로 간략하게 글을 써 봅니다.

기본적으로 '후기'와 '리뷰' 모두 무언가에 대해 일종의 다시보기를 진행하는 느낌의 단어인데요, 제 생각에 '후기'는 단순히 어떤 사건을 풀어내면서 느낀 점을 말하는 어감이라면, '리뷰'는 어떤 사건에 대해 세세하게 뜯어보는 어감의 단어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 여행 후기'라고 하면 여행을 다니면서 전체적으로 있었던 일들에 대한 느낌이나 기분을 풀어내는 것이고, '제주도 여행 리뷰'라고 한다면 여행을 다니면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자신의 다음 여행이나 다른 사람의 여행에 참고가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성격의 글이라고 글의 제목을 보고 짐작하곤 합니다.

또한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종류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레스토랑 방문 후기'는 괜찮지만, '레스토랑 방문 리뷰'라고 하면 단어 조합이 이상하게 느껴지죠. '햄버거 리뷰'는 괜찮아도, '햄버거 후기'도 어색하니, '햄버거 시식 후기'라고 써야 될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리뷰'는 그냥 어떤 단어의 뒤에 바로 붙여도 되지만, '후기'는 어떤 행위를 나타내는 단어 뒤에 붙어야 어색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사실 이렇게 두 단어를 구분하려고 해도, '후기'라고 하지만 '리뷰' 성격이 다분하거나, '리뷰'라고 하지만 '후기' 성격이 다분하게 글을 구성할 수도 있고, 실제로 이 두 기준을 혼용한 글들도 많이 쓰이고 사람들도 그런 글들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단어를 딱 떨어지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결국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두 단어는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의 단어이기 때문이니까요. 뭐랄까, 카페라테와 카푸치노 정도의 차이랄까요?ㅎㅎ

여담으로, '후기가 과연 객관적일 수 있는가'에 대해 잠깐 얘기하자면, 어떤 후기도 절대로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글이든 간에 그것은 어떤 사람의 생각, 즉 주관이 담겨있기 때문이죠.

중립적인 자세에서 후기를 쓴다고 해도 그것 역시 개인의 생각이 담겨있는 글이고, 애초에 '중립적'이라는 단어는 '객관적'이라는 단어와 동의어가 아닙니다.

다만 후기를 쓸 때의 기반이 되는 자료나 글의 근거가 객관적으로 증명이 가능하고 신뢰성이 높다면, 그 후기는 '객관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글쓴이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은 후기'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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