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4. 11:07ㆍ잡담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이라서 외출도 잘 못 하고 주로 방에만 콕 박혀 있는 생활을 하는 중입니다. 이제 슬슬 봄도 다가오니 꽃구경도 좀 가고 해야 되는데, 언제 바이러스가 잦아들지 모르겠네요. 마스크를 쓰고 가도 되기는 한데, 아무래도 마스크 쓰고 힘들게 놀러 다니고 싶지는 않네요. 저처럼 안경을 쓰는 사람들은 안경에 습기가 차서 시야가 제한되다 보니 뭔가를 보러 다니는 것이 특히 더 힘들기도 하고요.
생각해보면 바이러스는 잦아들어도, 요즘은 봄마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극성이라서 결국은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마스크란 건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었는데, 작년에 초미세먼지가 이슈가 됐을 때 처음으로 마스크를 써 봤습니다. 그전부터 미세먼지니 초미세먼지니 말이 많기는 해도 착용의 불편함 때문에 마스크를 안 썼지만, 하늘이 흐리고 조금 멀리 있는 건물이 안 보이는 등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 시각적으로 인식이 되니 안 쓸 수가 없더군요.
미세먼지 때문에 잠시 바람 좀 쐴 겸 산책을 하는 것도 힘들어서 아예 홈쇼핑에서 대량으로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를 사서 쟁여두고 산책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또 마스크를 사용하자니 안경에 습기가 차서 결국은 산책을 잘 안 나가게 되기는 합디다.
그렇게 마스크를 많이 사기는 했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사용하지는 않고 구석에 처박아두고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니 이게 꽤 도움이 되더라고요. 웃돈을 쥐여줘도 마스크 몇 장 사기 힘든 상황에서 불편해서 안 쓰고 쟁여둔 게 도움이 되네요. 처음에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샀을 때는 뭐 하러 이딴 불편한 걸 착용해야 되냐고 하기 싫어했는데, 계속 쓰다 보니 익숙해지기도 하고 이제는 불만 없이 얌전히 착용합니다.ㅎㅎ
그렇게 마스크 여분이 있어서 불편 없이 한 달 정도 살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이 상황이 꽤 오래 지속되는 바람에 쟁여둔 마스크도 슬슬 떨어지기 시작해서 3월 6일에 마스크를 사러 갔습니다. 그런데 아침 일찍 약국이 문을 열기 전에 약국을 찾았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더라고요.
솔직히, 마스크 구할 사람은 이전에 다 구하고 이제는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사람들만 소량으로 사 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네요. 하긴, 애초에 마스크 공급량도 사람 수에 비해 부족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일회용'이라는 명칭 때문에 정말 딱 한 번만 마스크를 사용하고 버리기도 하니, 마스크 사려고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겠죠.
하여튼 그 마스크도 1인당 2개씩밖에 안 파는데도, 물량이 모자라서 못 받는 사람들도 많고 그랬습니다. 저는 동생과 같이 마스크를 사러 가서 같은 약국에 같이 줄 서 있다가 둘 다 못 살까 봐 다른 약국에 따로 줄 서 있었는데, 저는 마스크 2개에 3000원 주고 샀지만, 동생은 번호표만 받고 오더라고요. 확실히 대란이기는 대란이었습니다.
3월 9일부터는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해서 그전보다는 상황이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물량은 모자라서 못 받아 가는 사람이 생기기도 하고,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 시간대가 달라서 사람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등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빨리 상황이 나아져야 될 텐데, 상황을 보면 가라앉을 기미가 전혀 안 보여서 큰일입니다.
이 글 읽는 분들도 바이러스 사태 끝나기 전까지 문제 안 생기게 괜히 바깥 약속 잡거나 돌아다니지 말고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 같이 살기 위해서는 마스크도 아껴 쓸 필요가 있는데, 그렇다고 '마스크 안 쓰기, 안 사기 운동'에 참여하는 건 안전하지 않은 것 같고, 마스크에 일회용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어도 오염만 되지 않으면 일상생활 정도에서는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 배려도 하는 겸 하나를 깨끗하게 여러 번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여담으로, 보건용 마스크 종류로는 세로줄 마스크와 가로줄 마스크 이 두 종류가 보편적인 형태일 텐데, 세로줄보다는 가로줄 마스크가 안경에 김이 상대적으로 덜 끼네요. 그동안 세로줄 마스크만 쓰면서 김 서림 때문에 불편해서 라식 수술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가로줄 마스크를 써보니 김이 덜 서려서 조금은 더 사용하기 좋습니다. 혹시 안경 낀 분들 중에 이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가로줄 형태의 마스크를 한번 사용해 보세요.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모양 맞춰서 사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이렇게 마스크 앞뒷면 구별이 힘든 형태도 있는데, 이것도 제 생각에는 안경 착용자들에게 잘 맞는 형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뭐, 애초에 김 서림 방지 기능을 탑재해서 발매된 마스크가 아닌 이상 형태는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참고로 위와 같은 형태의 마스크는 사용할 때 위아래와 앞뒤 구분을 헷갈리는 분들이 있는데, 코 부분 고정을 위한 철사가 있는 부분이 위쪽으로 가고, 마스크 바깥쪽에 (먼지나 오염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마스크가 겹쳐 움푹 파인 부분이 아래로 향하도록 해서 위치시킨다는 것만 명심하면 구분이 간단합니다. 마스크가 얼굴에 잘 부착되게 하기 위해서 이어밴드 연결 부분이 붙어 있는 쪽을 마스크 바깥쪽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건 마스크 생산 회사마다 형태가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은 판별법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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