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 이젤 스튜 직접 만들어보기

2021. 11. 22. 10:03게임/파이널판타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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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맛있다고 소문난 게임 음식.jpg | 유머 게시판 | 루리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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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글을 보고 있는데 파판14에 관련된 글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https://hmseo91.tistory.com/599

 

[FFXIV] 3.0 메인 스토리 <창천의 이슈가르드> 7. 성룡을 만나러

솜 알을 지나서 드라바니아 구름바다에 들어섭니다. 들어서자마자 마주치는 지명이 '모그모그 고향'입니다. 모그리와 관계있어 보이는 지명입니다. 큭큭큭...내 안의 흑염소가... 어떻게 흐레스

hmseo91.tistory.com

 

창천의 이슈가르드 에피소드를 진행하다 보면 모험가, 알피노, 에스티니앙, 이젤이 성룡을 만나기 전에 잠시 쉬는 타이밍에 이젤이 스튜를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을 모티브로 해서 일본의 '에오르제아 카페'에서 파는 '이젤 스튜'가 그렇게 맛있다는군요.

https://www.inven.co.kr/board/ff14/4338/4045

 

파이널판타지14 인벤 : [환기성 제작]이젤 스튜를 만들어보자 - 파이널판타지14 인벤 팁과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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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nven.co.kr

 

예전이기는 하지만, 무려 관리자 인증까지 받은 리얼 이젤 스튜. 마침 저번에 노브랜드에서 호기심에 치킨 스톡 사놓은 것도 있겠다,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원래 인증받은 레시피대로라면 2인분 기준 재료로 감자 2개, 양파 1개, 브로콜리 1개, 당근 반개, 고기류, 우유, 가염 버터, 밀가루, 치킨스톡이 필요합니다만, 그냥 대충 집에 있는 재료들로 때려 넣습니다.

일단 야채를 손질해 줍니다. 레시피는 2인분 기준이지만, 4인 가족이기도 하고 브로콜리도 없어서 다른 야채들 양을 좀 더 많이 넣기로 합니다.

당근과 감자는 깍둑썰기로, 양파는 채썰기로 준비해 줍니다. 오랜만에 야채를 손질하는 거다 보니 그냥 손질하는 데만도 꽤나 시간이 걸리네요.

비엔나도 반으로 잘라서 같이 준비해 줍니다.

야채 손질이 끝났으면 이제 베샤멜 소스를 만들 차례입니다. 예전에 먹다가 남아서 1년 넘게 냉장고에 처박혀있던 버터를 꺼내줍니다.

밀가루는 없어서 걍 부침가루로 대체ㅎㅎ

우유는 부족할 것 같아서 한 통 더 사 왔는데, 어차피 우유 사러 갔다 오는 김에 밀가루도 같이 사 올 걸 그랬다 싶기도?

 

하여튼, 일단 냄비에 버터를 적당량 넣고 녹여주다가, 버터가 어느 정도 녹았다 싶으면 부침가루를 1:1 비율로 넣어줍니다. 2인분 기준으론 버터와 밀가루 2큰술씩이라는데, 고체를 어떻게 큰술로 계량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애초에 계량기도 없기에 대충 이 정도면 4인분어치려나 싶은 느낌으로 넣습니다.

감으로 하고 있자니, 바로 예상외의 결과가 나와서 당황;;

조금 볶아 보다가 이게 아닌 것 같아서 급히 버터를 더 투하!

다행히 회생 가능성이 보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 이렇게 하면 만들어지는 게 그 유명한 '루'라는데, 원래 루를 만들 때는 처음에 버터랑 밀가루가 뭉쳐 덩어리지는 게 정상이라더군요. 루를 만들어 본 적도 없는 초보가 베샤멜 소스 만들겠다고 나댈 때부터 위태위태한 상태였던 듯...

그래도 일단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는 법. 루에다가 우유 400ml를 부어줍니다.

휘적휘적

아직 좀 묽어 보입니다.

계속 젓습니다.

계속 젓고 있자니 귀찮기도 하고, 얼추 모양이 나온 것도 같으니 소스는 이 정도면 완성됐다고 칩니다.

이제 야채를 볶을 차례입니다.

양파부터 숨이 죽을 때까지 볶습니다.

숨이 좀 죽는다 싶으면 감자와 당근도 추가합니다.

이쯤에서 생각한 것보다 양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닫고 안 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미 멈출 수 없게 됐으므로 어떻게든 되겠지란 마인드로 적당히 볶다가 소시지도 넣고 물을 붓습니다.

 
 

베샤멜 소스도 붓고 잘 풀어줍니다.

간은 원래 치킨스톡과 소금 적당량으로 맞춘다는데, 저는 밀가루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간이 된 부침가루를 사용해서 그런지 고체형 치킨스톡 하나만 넣으니 간이 적당했습니다. 혹시 이젤 스튜 직접 만들어보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단 치킨스톡만 넣은 다음에 직접 간을 보면서 추가로 간을 할지를 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스튜가 끓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지라 시간이 남아서 베샤멜 스프 남은 잔여물에 물 좀 부은 다음에 박박 긁어서 스튜에다가 털어 넣습니다.

끓이다 보니 그럴듯한 비주얼과 괜찮은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또 뭐 만드는구나 하면서 심드렁하던 가족들이 이 시점부터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

 
 

좀 더 호기심을 키우기 위해서 남은 버터를 팬에 두르고 식빵도 구워줍니다. 동생에게 별말 없이 식빵 사 오라고 했더니, 토스트로 구울 줄 몰라서 그냥 식빵이 아닌 호밀 식빵을 사 왔다는 점이 좀 아쉬웠네요.

토스트 굽는 동안 스튜는 옆에서 바글바글.

30분 정도 끓여서 완성!

똥손인데도 차려놓고 보니 나름 괜찮은 비주얼입니다. 맛은 크림 스프 비슷한 스튜의 맛으로, 조금 느끼할 수도 있지만, 스튜에 빵을 적셔먹으면 술술 들어갑니다. 그렇지만 이젤이 살아돌아와서 해준 것만 같은 맛까지는 아닌 것 같고, 그냥 스프류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딱일 듯싶네요.

물론 실력 좋은 요리사가 했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 만들면서 아쉬웠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당근 향이 너무 셈.

당근을 향이 엄청 강한 걸 쓴 건지 분명 당근이 익기는 익었는데도 당근을 씹으면 당근 향이 강해서 다른 맛을 다 잡아먹더라고요. 거기에 큰 당근 하나를 다 넣었기에 더 큰 패착이었습니다. 다음번에 또 만든다면 향이 더 약한 당근을 더 작은 크기로 썰어 넣어야겠습니다.

2. 양 조절 실패.

야채를 너무 많이 넣었습니다. 안 그래도 묵직한 느낌의 스튜인 데다가, 감자까지 푸짐하게 넣어서 많이 먹기가 힘든데, 양을 너무 많이 만들어서 많이 남았네요.

3. 싸구려 비엔나.

원조 이젤 스튜에도 육류로 소시지를 사용한 것 같지만, 가장 싼 비엔나를 쓰니 맛이 좀 싸구려틱해집니다. 또한 당근이나 비엔나나 둘 다 자기주장이 강한 애들이라서 맛이 따로 노는 느낌이고요. 비용이 올라가더라도 좀 더 질 좋은 고기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실패 요소가 많기는 했지만 다시 만들어 먹을 만한 맛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할 때는 양 조절에 좀 더 신경 쓰고, 빵은 호밀 아닌 일반 식빵이나 바게트로 곁들여봐야겠습니다.

여기에 후추를 조금 넣으면 느끼함이 감소해서 더 괜찮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크림 베이스인 만큼 많이 먹으면 느끼하지 않다고는 못 말하겠네요. 처음에는 괜찮아하던 가족들도 나중에는 질린다고 해서 냄비 벽면이 탈 때까지 혼자 해치웠습니다. 반드시 양 조절 유념하세요!!!

(요리 글이기는 하지만, 파판14가 원작이니 음식 카테고리가 아니라 파판14 카테고리에 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