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3. 13:53ㆍ잡담
원래 '부캐'란 용어는 게임에서 원래 키우던 캐릭터, 즉 '본캐' 대신 사용하기 위해 새롭게 만든 캐릭터를 말하는데요, 재미있게도 이 단어가 요즘 게임계가 아니라 방송계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 '부캐'를 방송계에서는 '마미손'이나 '유산슬' 등의 콘셉트 캐릭터의 성공 이후, 어떤 사람이 연기하는 현실의 당사자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인물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죠.
문제는 게임계에서 사용하는 '캐릭터'는 실제의 내가 아닌 가상의 인격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본캐'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진짜 나와는 다른 제2의 나를 가리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방송계에서는 '본캐'에 '현실의 나 자신'을 대입하니 기존 게임계의 문법으로 방송계의 '부캐'를 바라보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캐릭터'의 원의미는 개인이 가진 특징이나 성격들을 가리키며, 심리학에서는 '캐릭터' 자체가 '페르소나'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봤을 때,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캐릭터를 확립하는 현재 방송계의 트렌드를 '부캐'라고 정의하는 것이 잘못된 부분은 없습니다.
또한 단어의 '의미 확대'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도 기존의 의미에 새로운 긍정적 의미가 더해졌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언어가 확장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기존 게임계에서 사용되던 '부캐'는 주로 긍정적인 뉘앙스보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소모되는 단어였기 때문에 이 단어가 기존의 뉘앙스 대신 긍정적인 뉘앙스로 방송계에서 소비되는 것이 게이머 입장에서 어색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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