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8. 17:26ㆍ음악/기타
Bolero de Ravel, 라벨의 볼레로는 아주 유명한 클래식 음악 중 하나입니다. 요즘 청소년 이하 세대에게는 영화 밀정의 삽입곡이나 드라마 스카이캐슬 차민혁의 테마로 알려져 있는 모양이지만, 90년대생에게 볼레로는 디지몬 어드벤처에서 등장하는 BGM 중 하나로 익숙한 곡입니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이야기 배경이 디지몬 세계를 넘어서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전개에서 등장하는 이 곡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늑대아이 등의 감독으로 유명한 호소다 마모루가 연출을 맡은 디지몬 어드벤처 극장판 2개와 본편 21화 등에서 사용되어 시청자에게 강렬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호소다 마모루 특유의 연출과 본편의 연출의 차이로 시청자가 이질감을 느끼는 와중에, 반복되는 선율을 점층적으로 쌓아가면서 시청자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음악을 사용하여,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시청자의 머릿속에 남게 만듭니다.
디지몬 어드벤처 버전 볼레로의 총 연주 시간은 14분대인데, 이것은 원작자 볼레로가 권장한 연주 시간인 17분에 비해서는 상당히 템포를 빠르게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TV 애니메이션의 BGM이라는 특성에는 더욱 잘 어울리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명한 지휘자 토스카니니의 경우에는 볼레로를 13분대로 연주하였다는데, 이것을 보면 굳이 원작자의 의도대로만 곡을 연주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디지몬 버전의 볼레로는 원작을 기반으로 곡을 재해석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보는 편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클래식 버전 볼레로나 스카이캐슬 버전 볼레로만 들어본 적 있고, 디지몬 버전 볼레로는 들어본 적 없다면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같은 곡이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지휘자와 연주자에 따라서 음악의 특색이 매번 달라진다는, 음악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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