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고찰] 게임의 정액제와 정량제에 대한 생각

2019. 12. 28. 17:49게임/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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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14 한 달 정액제가 끝나고, 11월 26일에 끊었던 정량제로 12월 20일까지 플레이했습니다. 파판14의 정량제는 30시간에 13200원으로, 한 달 정액제를 사용할 경우에 45시간을 플레이하는 것과 같은 가성비입니다. 저번 달에 플레이했을 때는 오랜만에 복귀하기도 했던지라 꽤 불타올라서 58시간이나 플레이해서 정액제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었지만, 이제 좀 가라앉아서 그만큼 플레이하기는 힘들다 보니 정액제가 아닌 정량제를 사용하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확실히 정량제로 게임을 하면 좋은 점이 게임을 여유를 가지고 대할 수가 있다는 점입니다. 정액제로 플레이하면 파판을 하지 않으면 손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무조건 파판부터 키고 봤는데, 정량제로 플레이하니 굳이 파판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없어져서 마음이 여유 있어지더군요. 또한 이 여유로운 마음이 게임을 할 때도 영향을 미쳐서인지, 정액제나 정량제나 똑같이 시간 단위로 돈을 쓰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면서도 항상 바쁘게 뭔가를 하려고 안달복달하지 않고 사람들과 잡담만 해도 마음이 편하고, 던전 트라이를 실패해도 아무 상관 없어지는 등 마음에 여유가 생기네요.

고로 저는 MMORPG를 할 때 정량제와 정액제 중에서 결제를 한다면 정량제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만, 정량제가 있는 게임이 뭐가 있는지 알아보니 정량제 시스템을 채택한 게임이 파판 말고는 이제 아무것도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옛날에 MMORPG를 두루 섭렵했을 때의 기억으로는 당연히 정액제가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기는 했지만 그와 동시에 많은 게임들이 정량제도 같이 서비스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다 옛말이 되어버렸네요.

심지어 MMORPG의 대명사인 그 와우도 제 기억으로는 처음 서비스 시작할 때부터 유지하던 정량제를 작년 8월 14일부로 종료했더라고요. 이건 좀 많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연히 게임사 입장에서는 정량제보다는 정액제가 더 많은 수익을 벌어다 주는 BM이기는 합니다만, 정액제를 사용하기는 부담되지만 정량제로는 꾸준히 게임을 하는 유저들도 있기 때문에, 전 당연히 정량제도 성향이 다른 플레이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와우가 서비스 종료할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잘못 생각했었네요. 하긴 지금 와서는 블리자드가 게이머를 우선하는 모습을 버린 것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만, 아마 그때쯤부터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나 봅니다. 정량제라는 것이 전혀 이득이 없던 것도 아닐 텐데 비즈니스적 마인드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걸까요? 씁쓸하네요.

저는 시장경제 하에서,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통해 매출을 늘린다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라도, 기업은 소비자의 환심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를 못한 기업은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나 권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나쁜' 기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불매를 하는 스탠스를 취하는데요, 제가 블리자드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점점 구려지는 이 시점에서 내년에 출시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구매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 고민입니다.

 

하여튼 파판이라도 아직 정량제를 서비스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게다가 예전에 와우가 정량제 서비스를 할 때도 하지 않았던 '게임 대기화면 중에 정량제 시간 차감 정지(캐릭터 생성 중에도 시간 차감 정지)'도 파판에서는 됩니다!(더 옛날에는 와우도 정량제가 이런 방식이었다고는 함) 이것을 이용하면 정량제 이용하다가 어머니나 와이프 심부름을 갈 때나, 화장실이 급한 경우 등에 게임을 아예 끌 필요 없이 대기화면으로만 나가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죠. 물론 재접속할 때 로그인 대기에 걸리는 것은 책임 못 집니다.ㅎㅎ;;

 

그러니까 아직도 유일하게 정량제라는 유저 친화적 서비스를 유지하는 갓겜 파이널판타지14 같이 허쉴?


이건 여담인데, 현재 파판에서 신규 모험가를 위한 30일 이용권을 반값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량제가 끝나서 새롭게 결제를 하려고 크리스탈샵에 들어갔는데 반값 할인이 되는 걸 발견했는데, 제 화면에 이 할인 상품이 뜨는 점 때문에 혹시 저도 이용할 수 있을까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이군요.

 

유의사항에 신규 가입자만 구매 가능하다고 되어 있기는 한데, 그냥 구매 불가능한 유저한테는 상품이 안 보이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도 할인되든, 안 되든 게임은 할 거지만, 괜히 헛된 희망을 가지지 않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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